[제1편: 달러인덱스의 배신] — 미국의 부채 폭탄 속에서 달러는 왜 혼자 강할까?
1. 매크로 상식의 배신 1-1. 현재 미국 재정 적자는 1.9조 달러를 돌파하며 부채 폭탄의 시계를 빠르게 돌리고 있습니다. 1-2. 거시경제학의 전통 이론에 따르면, 한 국가의 부채가 급증하고 재정 건전성이 악화되면 그 나라의 화폐 가치는 하락하는 것이 정상입니다. 실제로 미국의 국내총생산(GDP) 대비 부채 비율은 이미 120%를 넘나들고 있습니다. 1-3. 그러나 현재 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(DXY)는 105포인트를 상회하며 기이할 정도로 견고한 독주를 이어가고 있습니다. 왜 달러는 이 냉혹한 경제 상식과 반대로 움직이며 혼자만 강세를 보이는 것일까요? 2. 착시 현상과 자금의 순환 2-1. 이 역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통화 가치의 절대 평가가 아닌 '상대 평가'의 개념을 파헤쳐야 합니다. 달러인덱스를 구성하는 통화 바스켓(Basket)의 구체적인 비중은 다음과 같습니다. • ① 유로화(EUR): 57.6% • ② 엔화(JPY): 13.6% • ③ 파운드화(GBP): 11.9% • ④ 캐나다 달러(CAD): 9.1% • ⑤ 크로나화(SEK): 4.2% / 프랑화(CHF): 3.6% 2-2. 즉, 미국의 기초체력이 완벽해서 달러가 강한 것이 아닙니다. 경쟁 통화국인 유럽의 고질적인 경기 침체와 일본의 초저금리 유지(YCC 정책의 한계)로 인해 상대적으로 달러가 강해 보이는 '착시 현상'이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. 2-3. 여기에 더해 연방준비제도(Fed)가 기준금리를 5.50% 수준에서 완고하게 유지하면서, 고금리를 노린 글로벌 자금이 미국 국채 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 순환 구조가 형성되었습니다. 자산 시장의 최종 대피처로서 달러의 지위가 오히려 부채 위기 속에서 강화되는 역설입니다. 2-4. 이 차가운 모니터 속 105.5라는 숫자를 바라보다가, 문득 제가 살고 있는 에드먼튼의 매서운 겨울 풍경이 겹쳐 보였습니다. • ① 영하 30도를 넘나드는 혹한이 찾아오면, 동네 사람들은 각자의 집 앞에 쌓인 ...